<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4월 9일(현지 시간) 대통령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뒤에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배석해 있다. 상호 관세 유예로 트럼프 참모진 간 위상도 재편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5.04.1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발 물러서 상호 관세를 90일 유예하기로 하면서, 참모진 간 위상도 재편됐다고 미국 폴리티코가 4월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번 관세 정책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고문은 밀려나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방향키를 잡게 됐다.
폴리티코는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해 온 나바로 고문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의 역할은 축소되고, '공정 무역'을 주장해 온 베선트 장관이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관세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나바로 고문과 마찰을 빚은 일론 머스크는 이번 관계 개편에선 언급되지 않았다.
백악관 내부에선 '공정 무역'과 '보호 무역주의' 진영 간 주도권 경쟁이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자에 무게를 두고 일련의 관세 정책을 발표했지만, 시장 충격을 우려하는 참모들 및 공화당 내부 경고가 이어지자 한발 물러섰다.
특히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변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 6일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상호 관세 발효 전 재고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의 오락가락 정책으로 불안과 혼동이 야기된 상황에서, 차분한 존재감과 이성적인 대응으로 신뢰를 줬다는 평가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베선트 장관에 대한 신뢰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과 협상을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함께 베선트 장관에게 맡기기도 했다.
나바로 고문의 역할이 아예 배제된 건 아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나바로 고문이 여전히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무역 정책을 홍보하고 있으며 "무역과 제조업에 매우 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바로 고문은 이날 CNN과 인터뷰에 나서 "언론이 사람들을 자극해 공포에 떨게 만들고 있다"고 비난하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적극 두둔했다.
러트닉 장관은 대외 행보를 자제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수지 와일스 대통령 비서실장이 러트닉 장관의 TV 출연을 막으려 한다고 전했다.
다만 일종의 '나쁜 경찰'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러트닉 장관의 언행이 다소 공격적인 만큼 협상 테이블에서 상대를 압박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 전직 행정부 관계자는 "러트닉 장관은 말하는 태도가 공격적"이라며 "외국 지도자들로 하여금 무시당한다고 생각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 상호 관세 계획 발표 이후 폭락했던 뉴욕증시는 전날 관세 유예 발표로 반등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관세를 하루 만에 125%에서 145%로 인상하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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