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으로부터 '표적 감사' 의혹으로 고발당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부터 수사를 받는 유병호 사무총장이 감사원 감사위원에 임명됐다.
후임 사무총장은 최달영 제1사무차장이 맡는다. 야당은 유 사무총장의 감사위원 임명은 독립성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감사원 최고의결기구인 감사위는 가장 엄중한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요구받는데, 표적감사 논란에 휩싸인 유 총장이 감사위원에 임명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2월 16일 감사원은 유 총장을 오는 17일로 임기가 끝나는 임찬우 감사위원의 후임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유병호 총장 후임으로는 최달영 차장을 임명했다.
정식 임명 재가일은 오는 2월 18일이다.
감사원법에 따르면 사무총장은 감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원장이 제청하는 사람을 대통령이 임명한다. 감사위원은 감사위원회의 의결 없이 원장의 임명 제청과 대통령의 재가만으로 임명될 수 있다.
감사위원은 총 6명으로 차관급이며 임기는 4년이다. 감사원장과 함께 감사위원회의를 구성해 감사원의 주요 감사 계획과 감사 결과 등을 다수결로 심의·의결한다.
유 총장은 지난해 11월 임명된 김영신 감사위원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두 번째로 임명하는 감사위원이 됐다. 나머지 감사위원 4인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했다.
감사원 사무처를 총괄해 감사를 지휘하는 사무총장이 사무처의 감사 결과를 심의·의결하는 감사위원으로 직행하는 것은 9년 만이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남일호·성용락 총장과 2012년 홍정기 총장이 감사위원에 임명됐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에는 김영호 총장이 감사위원에 임명됐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7년엔 반대로 왕정홍 감사위원이 사무총장으로 이동했다.
유 신임 감사위원은 1967년 경남 합천 출신으로 대아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행정학 석사와 미국 인디애나대 법학 석사 학위 및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1994년 제38회 행정고시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감사원 감찰정보단장, IT감사단장, 국방감사단장, 지방행정감사1국장, 심의실장, 공공기관감사국장 등을 두루 거쳤고 문재인정부 때인 2020년 월성 원전 1호기의 조기 폐쇄와 관련해 공무원들이 경제성을 조작했다는 것을 밝혀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가 2022년 초 감사연구원장으로 좌천됐었다. 그러다 윤 대통령 취임 후인 2022년 6월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임명됐고 문 정부의 국가 통계 조작 의혹,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은폐 및 ‘월북 몰이’ 의혹, 신재생 에너지 사업 관련 비리 등에 관한 감사를 지휘했다.
최 신임 사무총장은 1968년 경북 영천 출신으로 대구 덕원고와 경찰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라큐스대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1년 제35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1996년부터 공직 생활을 시작해 감사원 적극행정지원단장, 비서실장, 특별조사국장,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했다. 2008년 적극행정을 한 공직자의 책임을 면제 또는 감경해주는 제도인 '적극행정 면책 제도'의 설계·도입에 관여했고 2018년에는 적극행정지원단장을 맡아 적극행정이 곤란한 공직자가 감사기관으로부터 미리 면책을 받을 수 있는 '사전 컨설팅 제도'의 도입에 기여했다. 2022년에는 기획조정실장으로서 감사원이 국가적 취약점을 찾아 미리 감사를 계획하는 '고위험 중점 분야' 제도 도입을 주도했으며 지난해 6월 사무1차장에 보임됐다.
일각에서는 표적 감사 의혹에 대한 공수처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감사위원직으로 직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감사위원에선 7명 가운데 최재해 원장과 김영신 감사위원이 공수처의 수사를 받고 있는데 유 신임 감사위원까지 임명되면 수사 대상은 3명으로 늘어난다. 최 신임 사무총장도 같은 사건의 피의자여서 감사원의 차관급 이상 고위직 8명 가운데 절반이 수사를 받는 상황이 된다.
다만 공수처가 처장과 차장이 모두 물러나 사실상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수사 결과를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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